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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뼈를 묻어 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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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원사
댓글 0건 조회 224회 작성일 24-10-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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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렁이 뼈를 묻어 준 인연


 ​우리가 살다 보면 이유 없이 좋은 사람도 있고, 반대로 이유 없이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또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있지요.

  나와 어떤 사람이 좋은 업보로 맺어진 관계라면, 나는 그 사람을 이유 없이 좋아할 수 있고, 혹은 그 사람이 나를 이유 없이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나와 어떤 사람이 나쁜 업보로 맺어진 관계라면 어떨까요? 내가 이유 없이 그 사람을 싫어할 수도 있고, 혹은 그 사람이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불교에서는 '인연법(因緣法)'이라 이야기하지요.

​  조선시대의 유명한 고승(高僧) 사명대사께서 어느 날 제자 둘을 데리고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다 보니 커다란 구렁이 뼈가 길옆에 뒹글고 있더랍니다. 사명대사가 그 모습을 보고 첫째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구렁이 뼈가 저렇게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구나. 저 뼈를 잘 수습해서 양지바른곳에 잘 묻어 주도록 해라."

  하지만 첫째 제자는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이미 너무 오래되어 조금만 더 있으면 저절로 다 사라질 것인데 무엇하러 굳이 묻어 주느냐는 것이었지요. 사명대사는 한숨을 쉰 다음 둘째 제자에게 구렁이 뼈를 잘 묻어 주라고 말했습니다. 둘째 제자는 첫째와 달리 스승의 말대로 구렁이 뼈를 정성껏 수습하여 양지바른 곳에 잘 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염불도 해 주었지요.

  다시 길을 떠난 세 사람은 어느 마을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사명대사는 어느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보이는 곳에서 멈춰 섰습니다. 그러고는 첫째 제자에게 말했지요.

  "저 집에가서 시주를 좀 받아 오도록 해라."

  첫째 제자는 큰 기와집에서 가서 시주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짜증을 내면서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제자는 사명대사에게 돌아와 시주를 받지 못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대사는 한숨을 쉰 다음 둘째 제자를 불러서 시주를 받아 오라고 말했습니다.

  둘째 제자도 큰 기와집에 가서 시주를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집주인이 짜증을 내기는 커녕 어서 오시라면서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고는 쌀 한 자루를 시주하고 공손하게 배웅까지 했지요.

  둘째 제자는 사명대사 앞에 두둑한 쌀자루를 내려 놓았습니다. 첫째 제자는 자신이 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결과에 깜짝 놀랐지요. 사명대사가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저 집주인을 보거라. 첫째가 갔을 때는 매몰차게 대하더니, 둘째가 갔을 때는 반갑게 맞이했다. 왜 그랬는지 알겠느냐? 저 집주인은 아까 우리가 길에서 보았던 죽은 구렁이가 다시 태어난 사람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서로 업의 인연을 맺고 있는 법이다. 첫째는 구렁이 뼈를 묻어 주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저 집주인과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집주인이 첫째를 매몰차게 대하고 시주도 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둘째는 구렁이 뼈를 잘 묻어 주었기 때문에 저 집주인과 좋은 인연을 맺었다. 그래서 저 집 주인이 둘째를 반갑게 맞이하고 시주도 한 것이다. 너희들은 이러한 이치를 항상 명심하도록 해라."

  우리가 사람들과 맺는 인연은 좋은 인연이든 나쁜 인연이든 모두 내가 지은 업의 결과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하고 괴롭힌다면 무언가 그 사람에게 잘못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무조건 그 사람만 원망할 일이 아닙니다. 

  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이유 없이 좋아하고 도와준다면 무언가 그 사람에게 잘해 준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에 나오는 집주인이 둘째 제자를 후하게 대접했던 것은 그가 자기 전생인 구렁이의 뼈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가 때문인 것처럼 말이지요.

  이처럼 크든 작든, 선업이든 악업이든, 내가 지은 업에 대한 과보는 현생과 내생을 걸쳐 언젠가는 반드시 내가 받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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