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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스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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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원사
댓글 0건 조회 109회 작성일 25-06-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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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행스님 이야기 


  몇 년 전에 입적하신 범행 큰스님께서는 원래 불교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병에 걸리셨는데 부처님께 기도해서 나은 후 출가하셨다고 하죠. 부처님의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으로요.

  스님의 집안은 일제강점기 때 비누를 만드는 화학공장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학 공장에서 나오는 유독가스 같은 걸 많이 마셔서 그런지 집안 식구 중에 다섯이나 폐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해요. 그것도 젊은 나이에요.

  그러다가 당신이 27살이 되었을 때 스님 자신도 폐병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집안에 돈이 많으니 일본의 유명한 의사까지 만났지만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하지요. 요새는 의학이 발달해서 웬만한 폐병은 다 고쳐낸다고 하지만 과거에는 죽을 병이었다고 해요.

  그런 상황에서 스님은 깊은 산골, 공기 좋은 곳에서 휴식하며 마음이나 다스리자는 생각으로 대둔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곳엔 '태고사' 라는 절이 있어요. 아주 이름난 터에 자리한 사찰입니다. 원효 스님께서 태고사 자리를 발견하고 사흘 동안 춤을 추셨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그런 태고사를 가 보니 일고여덟 분의 스님들이 계셨다고 합니다. 

  스님은 당시 그곳에 방 하나를 얻어 철학책만 읽으셨답니다. 인생 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했던 것이지요. 그때 한 스님이 방문을 빼꼼 열어 보시더니 "젊은이, 뭐 하나?" 하고 물으시더래요. 바로 태고사 조실 스님이셨습니다.

  "예 스님. 책 보고 있습니다."

  "무슨 책 봐?"

  "철학책 보고 있습니다."

  "그래, 철학이 뭔가?"

  그렇게 토론이 시직되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해 보니 조실스님이 보통 분이 아니셨다고 해요. 자기도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어려서부터 온갖 세계문학을 독파하고, 철학책도 읽고 해서 어디 가도 견문이 모자라거나 말이 달리는 일이 없었는데, 스님과 대화해 보니 도저히 말 붙일 데가 없더랍니다. 그러다 결국 자기가 항복했대요. 

  "아이고, 스님. 저는 스님을 못 당해 내겠습니다. 불교의 지혜가 이렇게 깊은 줄 몰랐습니다.

  사실 범행 스님은 출가하기 전만 해도 스님들을 무시하고 우습게 봤다고 합니다. 누더기 같은 옷 입고, 툭하면 마을에 와서 목탁 두들기며 쌀 얻어 가는 정도의 존재로 알았다는 거지요. 그런 스님들이 모여 사는 절에 와 자기는 스님들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자부했을 겁니다. 하지만 조실스님과 토론한 뒤로는 불교에 완전히 감복했다고 합니다. 

  '아, 불법의 지혜가 이렇게 심오하구나. 스님들이 정말 공부를 많이 하시는구나.'

  그렇게 불교의 지혜에 압도당하고 나니 세계문학을 읽어도 다 남 이야기 같고, 철학책을 봐도 다 말장난 같아서 다른 책이 머리에 들어 오질 않더랍니다.

  어느 날 조실스님이 물었답니다.

  "그런데 자네는 여기 왜 왔나?"

  "예.저희 집안이 화학 공장을 크게 하는데, 그래선지 제가 폐병에 걸려서 잠시 쉬려고 왔습니다."

  "그래"

  조실스님은 '불정심관세음보살모다라니경' 이라는 제목이 붙은 얇은 책을 하나 건네셨습니다.

  "이 안에 〈관세음보살모다라니 〉라는 짧은 주문이 있는데 열심히 읽어 봐. 열심히 읽어서 이 주문과 하나가 돼 꿈에서도 외울 정도가 되면 병도 낫고 모든 소원을 성취하게 될 거야."

  스님 말씀을 듣고 책을 펼쳐 보니 생전 처음 보는 주문이 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더랍니다. 사실 주문이란 것이 원래 뜻을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자신과 토론했던 조실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너무 커서 '스님이 안 좋은 일 시키겠나. 한번 믿고 해 보자.' 하고 그것을 열심히 외웠답니다.


* 관세음보살의 가피력이 담긴 주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천수경 』에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신묘장구대다라니 〉라는 주문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모다라니〉는 이 〈신묘장구대다라니 〉를 삼 분의 일 정도로 줄여 놓은 거예요. 그러니까 그 핵심만 뽑은 것인데,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력이 담긴 주문이라고 합니다.


     나모 라다나 다라야야 나막 아리야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마하가로 니가야 다냐타 아바다 아바다 바리바제

     인혜혜 다냐타 살바다라니 만다라야 인혜혜 바리마수다 못다야 옴 살바작수가야 다라니 인지리야 다냐타 바로기제 새바라야 살바도따 

     오하야미 사바하  


〈관세음보살모다라니〉는 매우 짧습니다. 범행 스님은 당시 이 다라니를 정말 열심히 외웠다고 해요. 이침에 일어나서, 공양한 후, 왔다 갔다 걸어 다니면서도 외우고, 누워서도 외우고, 그렇게 하다 보니 나중에는 잠도 자지 않고 계속 외웠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문이 저절로 돌아가더래요.

  여러분,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듣다 보면 그 음악이 머릿속에 저절로 재생되는 경험을 한 적 있으시지요? 스님은 그 시절 계속 주문을 외다 보니 속에서 저절로 외워지더랍니다. 그런 경지에 이르니 나중에는 나뭇가지에 스치는 바람 소리도 주문으로 들리더래요. 〈관세음보살모다라니 〉와 하나가 된 거지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오로지 다라니에 일심(一心)이 되어 있던 그 무렵, 어슴푸레 꿈을 꿨답니다.그 꿈에 자기 주치의였던 의사가 나타나서는 "한번 봅시다, 이 선생."하고 보더니, "아이고, 잘됐다. 다 나았어 다 나았다."이러더래요. 그러니까 자기도 너무나 기뻐서 벌떡 일어났는데 눈을 딱 떠 보니 법당 안이더랍니다. 법당에서 주문을 외우다가 깜빡 졸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꿈에서 깼을 때 손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이 시원하고 힘이 펄펄 나더랍니다. 그때 '나았구나. 몸의 병이 나았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싹 스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폐병이 완전히 나은 스님은 '부처님 아니었으면 죽었을 텐데, 부처님 가피 덕에 제2의 인생을 살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갚으며 살아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출가를 하게 되었답니다.

  이것이 불보살의 가피입니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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