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곳을 회초리로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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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픈 곳을 회초리로 맞다
한 노보살이 젊었을 적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보살님은 30대에 치과의사였던 남편분과 사별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남편 장례식을 다 치르고 나니 왼쪽 옆구리부터 골반, 허벅지까지 마비된 것처럼 굳더니 언청난 통증까지 느껴지더랍니다.
보살님은 당시 병원에도 가 보고, 침도 맞아 봤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몸 한쪽이 마비되는 바람에 꼼짝없이 누워만 지내던 어느 날 갑자기 온갖 서러움이 밀려왔다고 해요.
그때 보살님은 관세음보살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염하다 보니 더더욱 서러운 마음이 들어서 울음이 터졌다고 해요. 혹여 이웃집에서 청산과부가 대성통곡한다고 흉복까봐 울음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이를 악물고 울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울면서 애타게 엄마를 찾듯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부르던 보살님은 그러다 깜빡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꿈속에서 이분은 조계사 대웅전에 들어갔다고 해요.
법당 안엔 이미 많은 신도들이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그런데 신도들 사이로 몸집이 작은 비구니 스님 한 분이 회초리를 휘두르면서 다니더래요. 그러면서 기도하지 않고 떠드는 신도들이 있으면 회초리로 등짝을 후려치는 것이었습니다.
"왜 기도는 안 하고 딴짓하느냐!"
보살님은 그 모습을 보면서 법당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옆에 있던 노보살님 한 분이 말을 건넸습니다.
"법당에 왔으면 초나 향이라도 좀 올리지 애기보살은 왜 가만히 있어?"
"제가 갑자기 정신없이 와서 아무것도 준비하질 못했어요."
그때였습니다. 회초리를 들고 다니던 비구니 스님이 코앞으로 다가와서는 기도 안 하고 왜 떠드느냐며 보살님의 아픈 곳을 있는 힘껏 때리더랍니다.
꿈이긴 했지만 아픈 데를 맞으니 자지러질 것 같았다고 해요. 안그래도 서러운 마당에 절에 와서 얻어맞기까지 하니 대성통곡했다고 합니다.
온몸이 땀에 젖고, 얼굴은 눈물, 콧물에 침으로 뒤범벅되어 잠에서 깬 보살님은 꿈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회초리로 맞은 자리가 얼얼할 정도였다고 해요. 그때 순간 떠오르기를 예전에 들은 어느 큰스님의 법문 내용 중에 '몽중가피'에 관한 말씀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내가 혹시 몽중가피를 받은 게 아닐까?'
과연 하루가 지나자 통증이 사라지고, 이틀이 지나자 마비가 풀렸으며, 사흘이 지나자 몸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해요.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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