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받을 과보를 피해가다 > 불교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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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받을 과보를 피해가다 

  옛날에 독실한 젊은 불자 부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부부는 아이를 갖게 되자 태교를 위해서 「지장경 」을 열심히 읽었다고 해요.

  그런데 임신 기간 동안 아내 되는 사람이 그렇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입덧이 심하고, 몸도 퉁퉁 붓고요. 하지만 이 부부는 그게다 예쁜 아기를 얻기 위한 인고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견뎠답니다.

  그렇게 10개월이 지나고 드디어 해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를 보니 목에 탯줄을 감고 죽어 있더래요. 이 날벼락 같은 일 때문에 부부는 말할 것도 없고, 온 집안이 실의에 빠졌습니다.

  가족 중에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으면 죽은 아이도 살아나야 할 텐데 어떻게 아이가 죽어서 태어날 수 있느냐. 불교라는 거 다 미신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더랍니다. 이 불자 부부의 신심도 시들해졌어요. 그렇게 정성을 쏟았는데도 다 허사라니, '불교를 믿어 봤자 무엇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던 주변의 다른 불자는 어느 큰스님을 찾아가 이 부부가 겪은 일을 물어보았지요. 큰스님은 한동안 눈을 감고 염주를 굴리시더니 이렇게 이야기하더랍니다.

  "남편의 할아버지가 돼지 잡는 일을 하지 않았는지 한 번 확인해 보십시오."

  "예? 그런 것이 이번 일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부처님은 인과응보의 이치를 가르치셨습니다. 아마 남편의 할아버지가 돼지 잡는 일을 했었던 것 같은데, 그분이 지은 살생의 업보로 인해 원한을 품게 된 생명이 아내의 태 속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죽은 아이는 본래 어려서는 온갖 말썽을 다 부리고, 커서는 집안을 패가 망산시킬 아이였습니다. 그런 식으로 복수하여 전생의 원한을 풀려고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그 아이가 태중에 있을 때 부모가 「지장경 」을 독송하며 기도한 덕에 그 아이로 하여금 원한을 품게 만들었던 업장들이 다 소멸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태어나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죽어서 태어났던 것이지요. 이번 생을 이렇게 마무리했으니 다음 생에는 그 아이도 좋은 곳에 태어날 것입니다."

  큰스님의 이야기를 들은 불자는 부부를 찾아가 큰스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깜짝 놀라며 말했지요.

  "맞습니다. 우리 할아버지가 돼지 잡는 일을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는 큰 병에 걸려 온갖 고생을 하다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는 모습도 아주 끔찍했지요. 제가 지금까지 불법을 열심히 닦은 이유도 실은 그때 받은 충격 때문입니다. 사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집안에 병에 걸린 자손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큰스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것이 다 인과응보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 부부는 다시 열심히 수행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 집안을 감싸고 있던 살생의 업장이 부부의 『지장경 』독송 기도를 통해 다 소멸되었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인과응보의 이치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열심히 수행하면 내가 지은 업장을 완전히 소멸시킬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크게 받을 과보를 작게 받을 수는 있습니다. 이 부부의 경우 패가망신이라는 크나큰 과보를 받을 것을 아이가 일찍 세상을 떠나는 과보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내가 저 원수 같은 인간을 만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가 지은 업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편이나 아내나 자식을 원수라고 미워하지만 마시고 

'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여기 있구나.' '이번 생에 내가 이 숙제를 잘 풀어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은 다 내 업보로 만난 사람들이고, 가족은 특히나 그렇다는 걸 이해하셔야 합니다. '내가 이번 생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걸 다 잘 풀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복과 지혜를 닦고 부지런히 참회기도 하시기 바랍니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