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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의 법문을 듣고 사람으로 태어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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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원사
댓글 0건 조회 100회 작성일 24-12-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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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자의 법문을 듣고 사람으로 태어난 개 


부처님 당시때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제자로서 '지혜재일'로 일컬어지던 사리불 스님에겐 신통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에 일어나 천안통(天眼通)으로 세상을 훑어보시면서 자기와 인연 있는 중생을 찾아보았다고 해요. 그러고는 그를 직접 찾아가서 법을 전해 주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사리불 스님이 세상을 훑어보던 중 개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개는 먼 지방의 장사꾼들이 큰 도시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 떠나면서 데려온 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여느 날처럼 길 위에 천막을 치고 다들 잠을 청하고 있을 때 배가 고팠던 개가 부스스 일어났습니다. 음식을 찾아 코를 킁킁거리다 보니 장사꾼들이 먹으려고 둔 고기가 담긴 짐을 발견했지요. 침을 흘리던 개는 결국 짐을 다 뜯어 고기를 먹어 버리고, 함께 담긴 물건들마저 이것저것 다 물어 버려서 못 쓰게 되고 말았답니다.

  잠에서 깬 장사꾼들은 화에 못 이겨 개를 두들겨 팼습니다. 결국 다리가 부러지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개를 들판에 버려둔채 떠났죠. 그 개를 사리불 스님께서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저 개를 이번 생에 내가 제도해 주어야겠다. 마땅히 불법과 인연이 있는 개로구나.'

  그래서 승복을 깨끗하게 입으신 채 발우를 들고는 도시의 재가자들에게 음식을 받아 개가 쓰러져 있는 들판에 갑니다. 그러고는 개에게 물을 먹이고 음식을 주었지요. 조금 기운을 차린 개가 사리불 스님에게 낑낑거리며 꼬리를 흔들더랍니다. 고마움의 표시겠죠. 그러니까 사리불 스님은 그 개를 위해 법문을 해 줍니다.

  "네가 나의 양식을 얻어먹었으니 나의 법을 듣거라."

  개가 스님의 법문을 알아들었는지, 못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스님은 끝까지 법문을 해 주셨다고 해요. 여기에 중요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아무리 미물이라 할지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귓가에 스치면 무의식에 저장되어 사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축생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깨달음의 공덕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리불 스님의 법문을 듣다가 그 자리에서 숨이 끊어진 개는 다음 생에 큰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게 됩니다.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성자의 법문을 들은 공덕의 힘 덕분이지요. 그 아이의 이름이 '균제'였다고 합니다. 

  사리불 스님은 언제나 처럼 탁발을 나가게 되었는데, 마침 탁발하러 간 곳이 균제의 집이었습니다. 인연이 참 묘한 게 균제의 아버지는 사리불 존자의 재가 신도였다고 하지요.

  "스님도 이제 연세가 드시는데 곁에 시자(侍者)는 없으십니까?"

  "아직 없습니다. 이 집안의 아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저에게 시자로 주지 않겠습니까"

  왜 스님은 뜬금없이 아들을 달라고 하신 걸까요? 균제의 전생에 자기와 인연이 있음을 꿰뚫어 보신 거예요. 다만 존자께서는 아이의 전생 이야기까지 하진 않으신 것 같습니다. 내 자식이 전생에 개였다고 하면 누구라도 기분 좋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 바라문이 이야기 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어렵고, 나이가 조금 더 차면 스님 시자로 보내겠습니다."

  스님은 그 약속을 다 기억하시고서 아이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그 집에 다시 방문합니다. 약속대로 아이를 시자로 맡겨달라고 이야기를 하죠.

  "이 아이를 시자로 거두십시오."

  사리불 스님은 아이의 머리를 깍이고 수행을 시킵니다. 이제 균제스님이라 불러야 하겠네요. 그런데 출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균제 스님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물론 좋은 스승을 만나고, 또 불법과 인연이 깊었기 때문이지요.

  스님은 내가 전생에 어떤 복을 많이 졌길래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일찍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 하고 의문이 들었답니다. 가만히 깊은 명상 상태에 들어가 자신의 전생을 살펴본 스님은 전생에 개였던 자신을 보게 됩니다.

  '장사꾼의 음식을 몰래 훔쳐 먹은 벌로 두들겨 맞아 죽어 가고 있을 때, 스승님께서 법문을 해 주신 공덕으로 사람 몸을 받고, 스승님의 제자가 되어 깨달음을 얻게 되었구나.'

  스님은 다음과 같이 원력을 세웁니다.

  '스승님이 아니었으면 나는 얼마나 많은 생을 축생으로 헤매고, 또 헤매었을까? 좋은 스승을 만나 이와 같이 사람의 몸을 받고, 불법을 만나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으니 스님을 평생 스승으로 섬기고 옆에서 항상 시봉하리라.'

  부처님 당시 20살 미만인 스님을 '사미승(沙彌僧)'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당시 20살이 넘으면 250계를 받고 비구승(比丘僧)이 되는데, 균제 스님은 평생 사리불 스님의 제자가 되어 시봉하리라는 원력을 세웠으므로 비구계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리불 스님이 살아계시는 동안 계속 사미승으로 살면서 항상 시봉하고 정성껏 모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지요.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 한 분인 아난 스님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균제 스님은 머나먼 전생에 어떤 업이 있었기에 개의 몸으로 태어났고, 또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개의 몸을 벗자마자 사람으로 태어나 빨리 깨달음을 얻게 된 것입니까?" 

  "인과응보가 엄연하여, 저 균제 사미도 자신이 머나먼 전생에 지었던 인과응보의 법칙에 의해 개로 태어나고, 또 빨리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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